4박5일간의 中國 체험···대륙의 생생한 문화·교육현장을 돌아보다!
한국경제신문 경제교육연구소가 주관한 '생글생글 교사해외연수단'이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중국 현지 프로그램을 마치고 돌아왔다.
올해로 5회째를 맞는 이번 해외연수 프로그램에는 2010년 한 해 동안 각종 교사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전국 중 · 고등학교 선생님 44명이 참가했다.
연수단은 4박5일 일정 동안 중국 동중부 저장성과 안후이성 일대를 2대의 버스로 돌면서 중국의 교육정신과 제도를 둘러보고 한국의 교육현실과 비교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중국인들이 꼽는 명산 황산(黃山) 탐방과 항저우 서호(西湖) 산책도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다만 뜻하지 않은 교통사정으로 말미암아 한 · 중 경제교류의 현장인 한국타이어 자싱(嘉興)공장 견학이 무산된 것은 못내 아쉬움이 남았다.
◆제1일(1월10일)=중국 현지 첫 일정은 근대중국의 정신혁명을 이끈 루쉰(魯迅)의 고향 사오싱(紹興).항저우 샤오산공항에서 고속도로로 한 시간여 걸려 사오싱시내 루쉰 고거(故居)부터 찾았다.
깨끗하게 복원된 옛 집의 정취보다는 뒷마당 백초원의 황량한 정경이 더욱 인상적이었다.
루쉰 사후 남은 가족의 생계처였다가 지금은 아담한 호텔로 부활한 셴헝주점(咸亨酒店)을 숙소로 삼고 식사를 겸한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제2일(1월11일)=사오싱은 춘추전국 월왕 구천의 고사보다는 100년도 안 된 루쉰으로 더 유명하다.
그만큼 어딜 가나 그가 빠지지 않는다. 물론 800년 역사를 지고도 여태 튼튼한 실용성을 지닌 바즈차오(八字橋)와 시내 중심 푸산(府山)공원은 예외지만, 저우언라이(周恩來)기념관이나 차이위안페이(蔡元培) 옛 집에서도 루쉰은 사오싱의 대표인물로 자리잡고 있다.
오후의 사오싱제일중학(고교에 해당) 방문은 이번 연수의 압권이었다. 이 학교 마(馬) 교감의 거침없는 답변도 인상적이지만, 국어수업 참관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홍루몽 중 대옥과 보옥의 초견(初見) 장면을 소재로 45분짜리 수업을 진행한 여교사는 중국어를 못 알아듣는 우리 선생님들까지 수업에 몰입하게 만들어 감탄을 자아냈다.
오후 늦게 전당강대교를 건넌 연수단은 룽징차밭이 아름다운 메이자우춘(梅家塢村)의 식당을 들른 다음 항저우가 자랑하는 송성(宋城)가무쇼를 관람했다.
무대장치와 조명기술은 탁월했지만, 남송 역사의 과대포장이랄지 어김없이 등장하는 서커스 장면은 우스꽝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제3일(1월12일)=서호 동쪽의 호텔을 아침 8시에 출발, 안후이성 황산까지 항후이고속도로를 4시간 달렸다. 저장성 쪽 산세가 여성적이라면 안후이성은 초입부터 우락부락한 남성이다.
황산 동남자락의 8인승 운곡(雲谷)신케이블카를 타고 10여분 만에 해발 1700m까지 오른 일행은 두 시간여 동안 배운정(排雲亭) 아래 서해대협곡 입구까지 잘 포장돼 공원 느낌을 주는 길을 다녀왔다.
황산은 연중 50일 정도만 쾌청한 날씨라는데,이날만큼은 구름 한 점 없었다.
'구름을 걷어제치고 괴석(怪石) 기송(奇松)을 본다'는 정자의 이름이 무색하게 수백 미터 아래 계곡이 깨알같이 보인다.
온천이 있는 탕커우 호텔에 묵은 것까지 치면 연수단은 황산사절(黃山四絶) 가운데 유독 운해(雲海)만 놓친 셈이다.
황산 탐방을 마친 연수단은 넓은 호텔 회의실을 빌려 우원식 마미경 김응현 세 선생님이 준비한 체험수업 세미나를 가졌다.
호텔 측은 여행 3일째 피로감에도 불구하고 진지하게 세미나에 임하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홈페이지 뉴스에 올렸다.
◆제4일(1월13일)=예년에 없던 한파는 중국 강남지방도 예외가 아니었다. 밤새 버스 두 대가 모두 얼어버린 통에 연수단의 발이 묶였다.
두 시간 넘게 기다려 버스를 갈아탄 연수단은 후이저우고성(徽州古城)으로 이동, 후이저우 상인들의 옛 거리를 둘러봤다.
다음 일정인 자싱의 한국타이어 공장까지는 네 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
서둘러 출발했어도 너무 지체된 탓에 자싱IC에서 일정을 접고 항저우로 회군 결정을 내렸다.
정규재 소장의 버스 안 강의가 많은 선생님들의 아쉬움을 달랬다. 서호변의 고풍스러운 식당 러우와이러우(樓外樓)에서 저녁식사를 한 다음 최종명 작가의 안내로 백제(白堤)를 따라 돤차오(斷橋)까지 걸었다.
◆제5일(1월14일)=연수 마지막날은 후볜춘의 대한민국 임시정부기념관과 항저우의 '인사동 골목' 칭허팡(淸河坊), 그리고 중국 금석학의 메카 시링인스를 둘러보는 오전 일정 뒤 서울로 돌아왔다.
이날 서호변의 시링인스를 찾았을 때는 비까지 촉촉이 뿌려서 봄비 내리는 서호 정취를 비슷하게나마 감상할 수 있었다.
우종근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rgbacon@hankyung.com
기사보기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1012088601 |